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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대 ANCHOR, 평생직업교육대학은 지역의 운영체계가 될 수 있나

재능대학교 ANCHOR 사업을 평생직업교육대학 운영모델 관점에서 해석한 커버 이미지
자체 제작 커버 이미지. 한국대학신문의 재능대학교 ANCHOR 기사와 제공 사진을 바탕으로 대학컨설팅 관점의 핵심 신호를 재구성했다.

한국대학신문이 10월 8일 재능대학교의 ANCHOR(RISE) 사업 사례를 다뤘다. 제목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평생직업교육대학”이다. 홍보 기사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학컨설팅 관점에서는 꽤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전문대학이 지역 전략산업, 고교 진로탐색, 현장 미러링 교육, 성인학습, 원도심 활성화를 하나의 지역정주 운영체계로 묶을 수 있는가.

재능대 사례의 핵심은 “무엇을 잘한다”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연결하려 하는가”에 있다. 고교생의 전공체험에서 시작해 대학 교육과정,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취업, 재직자·성인학습자 재도약, 제물포 원도심 프로젝트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려는 시도다. 이 연결이 실제 성과로 굳어지면, 평생직업교육대학은 단순한 학위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인력·산업·생활 기반을 조정하는 플랫폼이 된다.

오늘의 핵심

  • 재능대는 교육부와 인천광역시가 주관하는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 즉 ANCHOR 사업을 기반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평생직업교육대학”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 기사에 따르면 바이오생명과 취업자 52명 중 34명, 65.4%가 셀트리온·롯데바이오로직스·동아비티젠 등 지역 핵심 바이오 기업에 입사했다. 이는 학생 포트폴리오와 지역 산업 일자리의 연결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 다만 대학전략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성과보다, 고교-대학-기업-성인학습-원도심 프로젝트가 반복 가능한 실행지표와 성과환류 체계로 관리되는지다.

왜 대학전략 관점에서 중요한가

전문대학의 위기는 입학자원 감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지역 산업이 바뀌는 속도와 대학 교육과정이 바뀌는 속도 사이의 간격이다. 지역 기업은 바로 투입 가능한 인재를 원하고, 학생은 취업 가능한 경험을 원하며, 성인학습자는 경력 전환을 원한다. 이 세 요구를 따로 처리하면 대학은 늘 사업 공고를 따라가는 기관이 된다.

재능대가 내세운 방향은 이 세 요구를 한 화면에 놓는 방식이다. 인천 전략산업을 ABC+E로 잡고, 고교생에게 전공체험을 제공하며, 대학 안에서는 주문식 교육과정·산업체 팀티칭·현장실습·캡스톤디자인을 고도화한다. 여기에 K-NIBRT 바이오 공정 교육, 드론 자격증 과정, 재직자 교육, 성인학습자 경력전환 프로그램을 붙인다. 말만 놓고 보면 흔한 사업 목록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학경영 관점에서는 이 목록을 하나의 [[교육과정 재구조화]]로 묶을 수 있느냐가 승부처다.

재능대학교 바이오생명과 실습 장면
재능대 바이오생명과 실습 장면. 출처: 한국대학신문, 재능대학교 제공 사진.

특히 바이오생명과 취업 지표는 눈여겨볼 만하다. 기사에 따르면 2025년 1차년도 앵커사업에서 바이오생명과 취업자 52명 중 34명이 지역 핵심 바이오 기업에 입사했고, 기업별로는 셀트리온 15명, 롯데바이오로직스 14명, 동아비티젠 3명 등이 언급됐다. 이 수치는 단순 취업률보다 의미가 크다. 대학의 특성화 교육이 실제 지역산업의 인력 수요와 맞물렸는지를 보여주는 초기 신호이기 때문이다.

정책·교육과정·지역연계 포인트

첫째, ANCHOR는 사업명이 아니라 경로 설계다. 고교 진로탐색에서 대학 전공교육, 현장실습, 취업, 지역 정주까지 이어지는 경로가 보여야 한다. 재능대가 인천시교육청과 함께 지역 고교생 대상 전략산업 전공체험을 운영한다는 대목은 그래서 중요하다. 입학 홍보를 넘어 학생이 지역 산업을 일찍 이해하게 만드는 [[진로교육]] 장치로 볼 수 있다.

둘째, 현장 미러링 교육은 실습실 장비보다 운영 방식이 중요하다. 산업 현장과 유사한 실습 환경을 갖추는 것은 출발점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 과제가 교과목 과제로 들어오고, 팀티칭과 캡스톤디자인을 거쳐, 결과물이 학생의 포트폴리오와 채용 면접에서 설명 가능한 산출물로 남는 구조다. 이것이 없는 미러링 실습실은 좋은 장비실에 그칠 수 있다.

셋째, 평생직업교육은 부설 평생교육원이 아니라 대학의 본업으로 들어와야 한다. 재능대는 미래창업학부, 온·오프라인 평생교육 플랫폼, 성인학습자 경력전환 프로그램을 언급한다. 평균 수명과 산업 전환 속도를 생각하면 성인학습자는 주변 고객이 아니라 대학의 핵심 학습자다. 평생직업교육을 학위·비학위·마이크로자격·재직자교육으로 나눠 설계해야 한다.

넷째, 원도심 프로젝트는 봉사가 아니라 공간전략이어야 한다. 제물포 캠퍼스, 송도 글로벌 캠퍼스, 백년이음, K-뷰티 오픈캠퍼스, 현대시장상인회 협력, 로컬콘텐츠 중점대학 사업이 따로 움직이면 행사가 된다. 반대로 이들이 연결되면 대학은 원도심의 교육 접근성, 창업 실증, 주민 평생학습, 지역 상권 활성화를 묶는 캠퍼스 특성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재능대학교 지역기업 활성화를 위한 리빙랩 성과공유회
지역기업 활성화를 위한 리빙랩 성과공유회. 출처: 한국대학신문, 재능대학교 제공 사진.

학생·학부모가 확인할 것

학생과 학부모는 “지역과 함께 성장”이라는 문구보다 실제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 관심 학과가 어떤 지역 기업과 연결돼 있는지, 현장실습과 캡스톤디자인이 몇 학년 어느 학기에 배치되는지, 결과물이 포트폴리오로 남는지, 취업처가 전공과 지역산업에 맞는지 봐야 한다.

재능대 바이오생명과처럼 특정 학과가 지역 핵심기업으로 이어지는 지표를 제시한다면, 다음 질문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해당 성과가 한 해의 우수 사례인지, 매년 반복되는 채용 파이프라인인지. 기업이 교육과정 설계에 참여하는지. 학생이 입학 전부터 어떤 역량을 준비해야 하는지. 졸업 후에도 재직자 교육이나 학위 연계로 돌아올 수 있는지. 이런 질문이 대학 선택을 입시 정보가 아니라 진로·직업 경로 점검으로 바꾼다.

대학컨설팅 관점에서 보는 전략

재능대 모델의 강점은 “전문대학답다”는 데 있다. 모든 것을 연구중심대학처럼 설명하지 않는다. 지역 전략산업, 실습, 취업, 성인학습, 원도심을 전면에 둔다. 이는 고등직업교육기관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선명한 포지션이다.

다만 앞으로의 과제도 분명하다. 첫째, 성과를 학과별·기업별·학생경로별로 추적해야 한다. 바이오생명과의 지역기업 취업 성과가 다른 학과로 확산되는지, 학생의 이탈과 전공전환은 어떻게 관리되는지, 성인학습자는 어떤 경력 전환 결과를 얻는지 봐야 한다. 둘째, 제물포와 송도 듀얼캠퍼스의 역할 분담을 더 선명하게 해야 한다. 송도는 바이오·모빌리티 같은 신산업 실습 거점, 제물포는 원도심 평생학습·로컬콘텐츠·주민 접점 거점으로 작동할 수 있다. 셋째, 산학협력을 협약식보다 교육과정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

결국 재능대 ANCHOR의 관전 포인트는 하나다. 지역대학이 “지역에 있는 대학”을 넘어, 지역의 산업 변화와 주민의 학습 수요를 번역하는 운영체계가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홍보 문장보다 학생의 경로, 기업의 반복 참여, 성인학습자의 재도약, 원도심의 변화가 누적돼야 한다. 재능대 사례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재진행형 실험으로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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