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RISE에서 ANCHOR로: 지역대학 평가는 이제 성과 구조를 본다
오늘 강원권 RISE 기사들을 한꺼번에 보면 한 가지가 또렷하다. RISE는 이제 “선정됐다”는 말로 설명되는 사업이 아니다. 대학이 지역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고, 어떤 교육과정을 바꿨고, 성과를 어떻게 환류할 것인지 보여줘야 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나는 이 전환을 RISE에서 ANCHOR로 넘어가는 장면으로 읽는다. 명칭만 바뀐다는 뜻이 아니다. 대학지원사업의 언어가 바뀌고 있다. 지원금, 사업단, 프로그램 수가 아니라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 성과평가, 정주, 산업연계, 공유교육 플랫폼이 앞에 선다.
오늘의 신호
한국대학신문은 6월 26일 강원 RISE센터와 강원권 여러 대학의 RISE·ANCHOR 성과 기사를 집중적으로 냈다. 강원RISE센터 기사에 따르면 강원 RISE는 도내 16개 대학이 참여하는 5년 사업이고, 2026년에는 국비 1,186억 원을 포함해 총 1,411억 원이 투입된다. 5년 총사업비는 약 6,500억 원 규모로 전망된다.1
숫자보다 더 중요한 대목은 성과관리 방식이다. 강원RISE센터는 1차년도 자체평가 결과를 대학별 사업비에 환류하고, 대학별 총사업비를 ±20% 범위 안에서 차등 조정하는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1
이건 대학 입장에서 꽤 큰 변화다. RISE가 “지역대학 지원”이라는 느슨한 이름으로 남아 있지 않고, 성과평가와 재정 배분으로 연결되는 운영체계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선정 이후의 질문
기존 재정지원사업에서는 선정 자체가 큰 이벤트였다. 어느 대학이 뽑혔는지, 얼마를 받는지가 기사 제목이 됐다. 그런데 오늘 강원권 기사들은 조금 다르다. 대부분의 기사가 “무엇을 했는가”를 묻고 있다.
강원대는 RISE 1차년도에서 교육부·강원도·대학 자체 성과지표를 평균 125% 이상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산학연 협력, 공동 R&D, 특허, 기술이전, 평생교육, 정주형 인재양성, 창업, 유학생 정주, G-Lab 같은 지역현안 해결 체계를 하나의 성과 묶음으로 제시했다.2
강원도립대는 2026년 강원RISE 자체평가에서 S등급을 받았고, 1차년도 목표 달성률 136.4%를 냈다고 보도됐다. 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순 프로그램 수가 아니라 속초·고성·양양을 하나의 교육·산업 생태계로 묶겠다는 접근이다. 해양레저, 호텔관광, 오션뉴딜, 로컬창업, 평생직업교육, G-아바이 Lab이 한 방향으로 엮인다.3
상지대, 한림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한라대, 가톨릭관동대, 세경대 기사도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대학마다 산업 키워드는 다르지만 문법은 같다. 지역 전략산업, 교육과정, 산학협력, 창업, 정주, 성과지표를 하나의 실행 구조로 보여주려 한다.456789
이 흐름을 보면 앞으로 대학은 이렇게 질문받게 된다.
| 예전 질문 | 이제 받게 될 질문 |
|---|---|
| RISE에 선정됐는가? | 1차년도 성과를 어떤 지표로 증명했는가? |
| 사업비를 얼마나 받았는가? | 성과평가 결과가 다음 연도 재정에 어떻게 환류되는가? |
|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했는가? | 교육과정, 기업, 지역정주가 실제로 연결됐는가? |
| 협약기관이 몇 개인가? | 협약이 현장실습, 채용, 기술사업화, 창업, 정주로 이어졌는가? |
| 특성화 분야가 무엇인가? | 지역산업 안에서 대학의 역할이 무엇인가? |
ANCHOR라는 이름이 말하는 것
강원RISE센터 기사는 기존 RISE 체계가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앵커)로 개편되는 흐름을 언급한다. 강원특별자치도는 6월 전환 준비기를 거쳐 7월 강원앵커 선포식을 준비한다고 한다.1
나는 이 이름이 꽤 노골적이라고 본다. RISE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였다면, ANCHOR는 “지역성장에 필요한 인재를 누가 어떻게 붙잡고 키울 것인가”에 더 가깝다. 대학지원의 초점이 대학 자체에서 지역의 성장 구조로 이동한다.
그래서 ANCHOR 전환에서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대학은 더 이상 단독 플레이어가 아니다. 지자체, 기업, 혁신기관, 지역사회와 연결된 운영체계 안에서 움직인다.
둘째, 교육과정이 사업의 중심으로 들어온다. 학생이 실제로 어떤 과목을 듣고,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어느 기업·기관과 만나고, 지역에 남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셋째, 성과평가가 재정과 평판을 동시에 움직인다. 강원RISE의 ±20% 성과환류, 강원도립대의 S등급, 부산 국립부경대의 부산형 앵커사업 S등급 보도는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10
강원 사례에서 보이는 네 가지 프레임
1. 공유대학은 장식이 아니라 운영 인프라가 된다
강원RISE센터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는 강원LRS 공유대학이다. 도내 16개 대학이 참여하는 공동교육 플랫폼으로, 1차년도에 지역산업 연계 과목 162건을 개설하고 첨단산업 인재양성 참여자 약 3,700명을 달성했다고 한다.1
공유대학은 예전에도 많았다. 문제는 늘 같았다. 학점교류 사이트만 만들고 실제 교육과정은 대학별로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강원 사례가 의미 있으려면 LRS 공유대학이 단순 플랫폼을 넘어 지역산업 과목, 현장실습, 공동 프로젝트, 성과지표까지 연결해야 한다.
대학컨설팅 관점에서는 공유대학의 성패를 이렇게 본다.
- 학생이 실제로 이수할 이유가 있는가
- 학과 교육과정표와 충돌하지 않는가
- 기업·기관 프로젝트와 연결되는가
- 대학 간 역할 분담이 분명한가
- 성과가 다음 연도 사업비와 학사제도 개선으로 돌아오는가
플랫폼을 만든 것보다, 그 플랫폼을 학사제도 안으로 밀어 넣는 일이 어렵다.
2. 성과지표는 홍보 문구가 아니라 재정 언어가 된다
강원대와 강원도립대 기사에서 수치가 많이 나온다. 목표 대비 125%, 136.4%, 기술이전, 특허, 창업기업, 현장실습, 평생교육 참여자 같은 숫자들이다.23
이 숫자들이 전부 좋은 지표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어떤 지표는 활동량에 가깝고, 어떤 지표는 실제 성과에 가깝다. 그래도 중요한 건 대학들이 이제 자기 성과를 숫자와 구조로 말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RISE/ANCHOR 평가는 다음 층위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 층위 | 예시 |
|---|---|
| 활동 지표 | 과목 수, 프로그램 수, 참여자 수, 협약 수 |
| 산출 지표 | 이수자, 현장실습, 캡스톤, 창업팀, 기술이전 |
| 결과 지표 | 취업, 정주, 지역기업 매출, 재직자 역량 향상 |
| 구조 지표 | 교육과정 개편, 공동운영체계, 예산 환류, 지자체·기업 매칭 |
대학이 조심해야 할 것은 활동 지표에만 기대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했다는 말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ANCHOR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질문은 더 빡세진다. 그 활동이 지역성장과 인재정주로 이어졌는가.
3. 정주는 취업보다 넓은 설계 문제가 된다
강원권 기사에는 정주가 반복해서 나온다. 강원대는 유학생 취업·정주 프로그램과 지역 상생형 숙소 정책협의회, 취업 매칭 플랫폼을 이야기한다.2 강원도립대는 속초·고성·양양을 연결한 취업·창업·정주 구조를 내세운다.3 한림성심대는 보건·의료·복지 특화와 웰니스 인재양성을 연결한다.11
정주는 취업률과 다르다. 취업률은 졸업 직후의 숫자다. 정주는 지역 안에서 살 수 있는 조건까지 묻는다. 일자리, 주거, 생활서비스, 커뮤니티, 성장경로가 같이 있어야 한다.
대학이 정주를 말하려면 최소한 세 가지가 필요하다.
- 지역기업·기관과 연결된 전공·비교과 경로
- 학생이 지역에 머물 이유가 되는 생활·문화·주거 지원
- 졸업 후에도 이어지는 재직자 교육과 경력 성장 체계
이 중 하나만 빠져도 정주는 슬로건이 된다.
4. 대학별 특성화는 지역 포트폴리오로 읽어야 한다
오늘 기사들을 개별 대학 홍보로만 읽으면 산만하다. 그런데 지도를 놓고 보면 다르게 보인다.
강원대는 거점대학으로 산업혁신, 기술사업화, 평생교육, 지역현안 해결을 넓게 잡는다. 연세대 미래캠퍼스는 AX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를 강조한다.6 한라대는 미래모빌리티, 디지털트윈, 웰니스와 청년 정주를 연결한다.7 가톨릭관동대는 스마트항만, 해양심층수, 해상풍력, 치유웰니스 같은 영동권 산업축을 제시한다.8 강원도립대는 해양레저·관광·오션뉴딜과 전문대학형 직업교육을 묶는다.3
즉, 대학별 특성화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강원이라는 지역 포트폴리오 안에서 배치된다. 이게 RISE/ANCHOR의 본질에 가깝다.
대학별 특성화가 진짜 전략이 되려면 다음 질문에 답해야 한다.
- 우리 대학의 강점은 지역의 어떤 산업 문제와 맞닿아 있는가
- 다른 대학과 겹치는 부분은 협력할 것인가, 차별화할 것인가
- 학부 교육과정, 대학원, 산학협력, 평생교육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가
- 지자체가 이 대학을 왜 지원해야 하는지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가
부산 부경대 S등급이 같이 보이는 이유
같은 날 국립부경대의 부산형 앵커사업 S등급 기사도 나왔다. 부산광역시의 2025년 부산형 앵커사업 1차년도 연차평가에서 국립부경대가 부산 지역 대학 중 유일하게 최우수 S등급을 받았다는 내용이다.10
이 기사를 같이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강원은 RISE에서 ANCHOR로 넘어가는 체계 전환을 보여주고, 부산 부경대는 평가등급이 대학의 정책사업 평판으로 기사화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앞으로 대학 홍보 문장은 이렇게 바뀔 가능성이 높다.
RISE 선정 대학입니다.
이 문장은 약해진다. 대신 이런 문장이 강해진다.
지역 앵커사업 1차년도 평가에서 S등급을 받았습니다.
선정은 출발점이고, 등급은 운영능력의 신호가 된다. 대학의 정책사업 역량을 보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선정 여부보다 성과환류, 평가등급, 교육과정 개편, 지역기업 연계의 실질성을 더 보게 될 것이다.
대학이 지금 점검해야 할 것
강원 사례를 대학컨설팅 관점에서 보면, 각 대학은 최소한 다음 항목을 점검해야 한다.
| 점검 항목 | 질문 |
|---|---|
| 전략 정합성 | RISE/ANCHOR 계획이 대학 중장기발전계획과 같은 방향인가 |
| 교육과정 | 지역산업 키워드가 실제 전공·모듈·마이크로디그리·현장실습으로 내려왔는가 |
| 조직 운영 | 사업단, 교무, 산학, 취업, 국제, 평생교육 조직이 같은 지표를 보는가 |
| 지역연계 | 지자체·기업·기관 협약이 예산, 프로젝트, 채용, 장비, 공간으로 구체화됐는가 |
| 성과관리 | 활동 지표와 결과 지표를 구분하고, 다음 연도 사업비·제도개선에 환류하는가 |
| 정주 설계 | 취업 이후 지역에 남을 조건을 대학 혼자서가 아니라 지역과 함께 설계하는가 |
여기서 제일 어려운 건 조직 운영이다. 사업계획서는 잘 쓰는 대학이 많다. 그런데 실제로 교무처, 산학협력단, 취업지원부서, 국제교류, 평생교육원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학은 많지 않다. ANCHOR 단계에서는 이 내부 정렬이 성과 차이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강원 RISE/ANCHOR 기사들이 보여준 것은 지역대학 재정지원사업의 다음 장면이다. 이제 대학은 “사업에 선정된 대학”이 아니라 지역산업, 교육과정, 청년정주, 성과평가를 하나의 실행 구조로 묶는 대학인지 증명해야 한다.
나는 이 흐름이 꽤 중요하다고 본다. RISE가 대학을 살리는 돈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사업단 문서로 끝날지는 여기서 갈린다. 지역이 대학을 지원하는 이유가 분명해지고, 대학이 지역 안에서 맡을 역할이 교육과정으로 내려올 때, 그때야 RISE는 ANCHOR라는 이름값을 하게 된다.
확인한 출처
- 한국대학신문, 강원RISE센터: 지역과 대학이 함께 만드는 미래
- 한국대학신문, 강원대학교: RISE 넘어 초광역 앵커로
- 한국대학신문, 강원도립대학교: 강원RISE 자체평가 S등급
- 한국대학신문, 상지대학교: 바이오헬스·AI 융합교육
- 한국대학신문, 한림대학교: 바이오헬스·ICT 지역혁신
- 한국대학신문,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AX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 한국대학신문, 한라대학교: FIRST 플랫폼과 강원 특화산업
- 한국대학신문, 가톨릭관동대학교: 스마트항만·해양심층수
- 한국대학신문, 세경대학교: 강원남부권 혁신 거점
- 한국대학신문, 국립부경대: 부산형 앵커사업 S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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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강원RISE센터] “지역과 대학이 함께 만드는 미래”… 지역혁신에서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로」, 2026. 6. 26. ↩ ↩2 ↩3 ↩4
-
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강원대학교] RISE 넘어 ‘초광역 앵커’로… 지속가능한 강원형 혁신 모델 제시」, 2026. 6. 26. ↩ ↩2 ↩3
-
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강원도립대학교] 2026년 강원RISE 자체평가 S등급 획득, 1차년도 목표 달성률 136.4%」, 2026. 6. 26. ↩ ↩2 ↩3 ↩4
-
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상지대학교] 바이오헬스·AI 융합교육으로 지역 인재 양성… 기술사업화 성과 확산」, 2026. 6. 26. ↩
-
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한림대학교] 바이오헬스·ICT로 강원 전략산업 이끈다… G-Tech·G-Lab 기반 지역혁신 본격화」, 2026. 6. 26. ↩
-
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지역을 섬기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대학… “강원의 내일을 함께 만든다”」, 2026. 6. 26. ↩ ↩2
-
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한라대학교] 지‧산‧학‧연 협력 ‘FIRST 플랫폼’ 가동… 강원 특화산업 육성에서 청년 지역 정주까지」, 2026. 6. 26. ↩ ↩2
-
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가톨릭관동대학교] ‘스마트항만·해양심층수’ 강원 영동 지역혁신 성과 이끈다」, 2026. 6. 26. ↩ ↩2
-
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세경대학교] 강원남부권 혁신 거점 도약… 첨단소재·창업·정주 모델 만든다」, 2026. 6. 26. ↩
-
한국대학신문, 「국립부경대, 앵커사업 평가 부산 유일 ‘S등급’으로 1위」, 2026. 6. 26. ↩ ↩2
-
한국대학신문, 「[라이즈 선도대학을 가다/한림성심대학교] 보건·의료·복지 특화로 정주형 웰니스 인재 양성」, 2026. 6.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