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권 7개 전문대 ANCHOR 포럼: 지역정주 인재양성은 공동 운영체계의 문제다
오늘의 핵심
한국대학신문은 2026년 7월 21일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강원권 전문대학 RISE사업 성과포럼인 ‘RISE Together ANCHOR in Gangwon’이 열렸다고 보도했다.1 참여 대학은 강릉영동대학교, 강원도립대학교, 세경대학교, 송곡대학교, 송호대학교, 한국골프과학기술대학교, 한림성심대학교 등 7개 전문대학이다. 기사에 따르면 강원도 인재육성과 관계자와 각 대학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고, 2025년도 RISE사업 성과와 우수 사례를 공유했다.
겉으로 보면 지역 대학들의 성과공유 행사다. 하지만 대학컨설팅 관점에서는 더 중요한 신호가 있다. 강원권 전문대학들이 RISE에서 ANCHOR(RISE) 체계로 넘어가는 국면을 “각 대학의 개별 사업”이 아니라 “권역 공동 운영체계”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역정주 인재양성은 한 대학의 좋은 프로그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대학 간 역할분담, 지자체의 산업전략, 학생의 이동 경로, 취업·평생교육까지 이어지는 공동 설계가 필요하다.
왜 대학전략 관점에서 중요한가
강원권 전문대학의 조건은 수도권 대형 대학과 다르다. 기사에서도 세경대 RISE사업단 황선욱 단장은 강원도 소재 전문대학들이 타 지역에 비해 규모가 작고 인근 인프라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약점 고백처럼 들릴 수 있지만, 전략적으로는 출발점이다. 자원이 작고 분산되어 있을수록 대학은 혼자 모든 기능을 갖추려 하기보다, 권역 안에서 무엇을 함께 만들고 무엇을 각자 특화할지 정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포럼의 핵심은 “7개 대학이 모였다”가 아니다. 강릉영동대, 강원도립대, 세경대, 송곡대, 송호대, 한국골프과학기술대, 한림성심대가 각각 성과와 우수 사례를 발표하고,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안현용 박사가 ANCHOR체제 아래 강원 지역 전문대학 평생교육 방향과 과제를 다뤘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역 전문대학의 역할이 학령기 학생 교육에서 끝나지 않고, 재직자교육·전환교육·지역산업 인력순환까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환은 공유대학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다만 행정명칭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운영이다. 학생이 A대학의 장비, B대학의 현장실습 네트워크, C대학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가. 기업은 어느 대학을 찾아가야 할지 몰라 헤매지 않고 권역 단위 창구를 만날 수 있는가. 지자체는 예산 집행 후 사업보고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다음해 교육과정과 산업정책에 반영할 성과환류 데이터를 확보하는가. 이런 질문이 대학경영의 핵심이다.
정책·교육과정·지역연계 포인트
첫째, 강원권 ANCHOR는 “정주”를 교육과정 안으로 끌어와야 한다. 지역정주는 졸업 후 주소지를 강원에 두는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이 지역기업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경험했고, 어떤 기술·서비스 직무로 이동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어떤 경력사다리를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지역정주는 홍보 문구가 아니라 교육과정 설계 기준이 되어야 한다.
둘째, 전문대학 간 특화 분야를 연결해야 한다. 기사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각 대학의 특화 분야를 살린 협력과 동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문장은 매우 중요하다. 권역 내 대학이 모두 같은 학과명, 같은 비교과, 같은 기업협약을 늘리면 중복투자가 된다. 반대로 보건, 관광, 스포츠, 제조, 디지털, 돌봄, 평생교육 같은 분야에서 대학별 강점을 나누고 공동 모듈을 설계하면 권역 전체의 교육과정 품질이 올라간다.
셋째, 지자체-센터-대학 협력은 회의체보다 실행지표로 검증해야 한다. 포럼에는 전시 패널, 포토월, 만찬 네트워킹도 있었다. 이런 장은 필요하다. 그러나 다음 단계는 명확해야 한다. 공동 교과목 수, 학생 교차 참여 수, 현장실습 기업 수, 취업 후 지역 잔류율, 재직자 재교육 이수자 수, 기업 만족도, 프로그램 개선 횟수 같은 실행지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ANCHOR가 구호가 아니라 대학경영 시스템이 된다.
넷째, 전문대학의 평생교육 역할을 지역산업과 연결해야 한다. 인구구조가 바뀌면 전문대학은 18세 입학생만 바라볼 수 없다. 지역 기업의 중간관리자, 이직자, 경력단절자, 귀향 청년, 은퇴 전환 세대까지 교육 수요가 넓어진다. 이때 산학협력은 채용 협약이 아니라 “지역의 일과 배움을 계속 갱신하는 장치”가 된다.
학생·학부모가 확인할 것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강원권 전문대학이 ANCHOR를 한다”는 말만으로 선택할 수는 없다. 확인할 것은 더 구체적이다. 첫째, 해당 대학의 RISE·ANCHOR 프로그램이 실제 학과 교육과정과 연결되어 있는지 봐야 한다. 단기 행사나 특강으로만 끝나는지, 전공 수업·캡스톤디자인·현장실습·자격·취업지원까지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학생의 이동 경로를 봐야 한다. 좋은 지역대학 전략은 학생을 한 학교 안에 가두지 않는다. 권역 내 다른 대학의 장비나 수업, 지역기업 프로젝트, 지자체 청년정책,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보여줘야 한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대학이 좋다”는 말보다, 졸업 전후에 어떤 학생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지다.
셋째, 지역에 남는 것이 손해가 아니라 기회가 되는 구조인지 봐야 한다. 지역정주를 말하려면 일자리의 질, 생활 인프라, 산업의 성장성, 직무 전환 가능성까지 함께 설명해야 한다. 대학이 지역기업 명단만 제시하는지, 아니면 학생이 어떤 직무에서 시작해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까지 보여주는지가 차이를 만든다.
대학컨설팅 관점에서 보는 전략
필자의 대학컨설팅 관점에서 이번 강원권 포럼은 세 가지 과제를 던진다.
첫째, 공동 브랜드보다 공동 백오피스가 먼저다. RISE Together, ANCHOR 같은 이름은 필요하지만 이름만으로 사업이 굴러가지는 않는다. 공동 수요조사, 기업 매칭, 학생 모집, 성과 데이터, 회계·정산, 품질관리 프로세스를 누가 맡고 어떻게 공유할지 정해야 한다. 권역 사업은 멋진 슬로건보다 운영관리에서 성패가 갈린다.
둘째, 작은 대학의 약점을 네트워크 설계로 바꿔야 한다. 강원권 전문대학이 각각 모든 인프라를 갖추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공동 실습센터, 순환형 교수·멘토 풀, 온라인-오프라인 혼합 모듈, 기업 프로젝트 공동 매칭 같은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규모가 작다는 사실은 불리하지만, 빠른 협의와 밀도 있는 학생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셋째, 성과공유를 다음해 구조개편으로 연결해야 한다. 포럼에서 우수 사례를 발표했다면 다음 질문은 “그래서 2026년에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다. 잘된 프로그램은 다른 대학으로 확산할지, 성과가 약한 프로그램은 중단·통합할지, 학생 경로가 끊긴 지점은 어디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 결정이 없다면 성과공유는 사진과 보도자료로 끝난다.
결국 강원권 ANCHOR의 관건은 7개 전문대학이 하나의 대학처럼 보이는 데 있지 않다. 각 대학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학생과 기업 입장에서는 하나의 권역 학습·취업 생태계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의 포럼 소식은 그래서 지역 대학 PR이 아니라, 고등교육컨설팅에서 봐야 할 운영모델의 신호다. 지역정주 인재양성은 좋은 의도보다 정교한 연결, 반복되는 실행, 그리고 다음 운영으로 되돌아오는 데이터에서 만들어진다.
확인한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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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강원권 7개 전문대학, ‘RISE Together ANCHOR in Gangwon’ 성과포럼 개최」, 2026.07.22.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950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