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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극3특 공유대학, 거점대 자원을 지역 전체의 학습 인프라로 바꾸려면

5극3특 공유대학과 RISE ANCHOR 운영모델 SEO 이미지
자체 제작 이미지. 5극3특 공유대학은 거점대 자원을 지역 전체의 교육·연구·장비 인프라로 전환할 수 있는지 묻는 정책 실험이다.

오늘의 핵심

교육부의 RISE 재구조화가 조금 더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한국대학신문은 교육부가 4월 ANCHOR(RISE) 추진방안 이후 5극3특 공유대학 기본계획을 내놓았고, 전국 9개 공유대학에 올해 1,200억 원을 투입하는 구상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1 핵심은 기존 17개 시·도 단위 RISE를 5대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라는 산업·경제권 단위로 확장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또 하나의 대학 재정지원사업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학컨설팅 관점에서 보면 이번 이슈의 초점은 돈이 아니다. 거점국립대가 가진 교육과 연구, 장비, 교원, 플랫폼을 권역 내 다른 일반대·사립대·전문대 학생도 실제로 쓸 수 있게 만드는가가 핵심이다. 말하자면 “거점대 육성”을 넘어 “지역 전체의 [[학습 인프라]] 재설계”로 가는지의 문제다.

왜 대학전략 관점에서 중요한가

지역대학 정책은 오랫동안 “각 대학을 얼마나 지원할 것인가”에 머물렀다. 그런데 학생의 이동, 기업의 채용 수요, 연구장비의 활용, 현장실습의 범위는 행정구역 하나에 가지런히 갇히지 않는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관광, 에너지, AI 같은 지역 전략산업은 이미 여러 시·도와 여러 대학을 동시에 요구한다.

그래서 공유대학의 의미는 공동 명칭을 붙이는 데 있지 않다. 학생이 A대학 소속이어도 B대학의 장비와 C대학의 강의를 쓰고, D기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그 결과가 학점·인증·취업 경로로 인정되는가에 있다. 이 흐름이 열리면 지역대학은 개별 학교 단위 경쟁을 넘어 권역 단위 운영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유대학은 거점국립대를 주관대학으로 두되, 같은 5극3특 권역의 일반대·사립대·전문대가 참여하는 구조를 원칙으로 한다. 특히 5극 권역은 거점대가 없는 시·도의 대학을 1개 이상 포함해야 한다고 정리됐다.1 이 조건은 작지만 중요하다. 거점대의 자원이 거점대 주변에만 머무르지 않고, 권역 안의 상대적으로 작은 대학과 학생에게까지 닿아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책·교육과정·지역연계 포인트

이번 계획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세 가지 공통 과제다. 보도는 전국 9개 공유대학이 예외 없이 공동교육과정, 공동연구, 자원공유를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1

첫째, 공동교육과정은 단순 교과목 교류가 아니다. 지역 전략산업 분야 전공 또는 융합 전공을 기업과 함께 개발하고, 이수증·마이크로디그리·공동인증 같은 결과물로 취업과 연결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좋은 공동교육과정은 “강의가 열렸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산업수요 조사, 직무분석, 기초이론, 전공심화, 현장실무, 캡스톤디자인이 하나의 모듈형 트랙으로 이어져야 한다.

둘째, 공동연구는 대학 간 네트워킹 행사가 아니라 산학협력의 책임 구조를 묻는다. 보도에는 일반대·전문대 교원, 석·박사생, 기업·출연연 연구원이 지역 전략산업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에 참여하고, 연합 TLO 구성과 지식재산권·수익 배분 기준을 사전에 합의하는 내용이 담겼다.1 이 대목은 대학경영 관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협력은 좋은 말이지만, 역할·권리·성과 배분이 정리되지 않으면 사업이 끝난 뒤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셋째, 자원공유는 가장 현실적인 과제다. 강의실, 세미나실, 실험실, 공동연구실, 메이커스페이스, 연구장비, 분석장비, 테스트베드 같은 자원을 조사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학생과 교원이 검색·예약·승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이 제시됐다.1 여기서 성패를 가르는 것은 플랫폼 이름이 아니라 이용 가능 시간, 안전교육, 책임소재, 비용부담, 장비 고장 시 처리 기준 같은 표준운영지침이다. 결국 실행지표는 화려한 협약 수보다 실제 이용 건수, 참여 학생 수, 장비 활용률, 프로젝트 결과물, 기업 만족도, 채용연계율 쪽에 있어야 한다.

학생·학부모가 확인할 것

이 글은 입시 상담 글은 아니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확인할 지점은 분명하다. 앞으로 지역대학의 경쟁력은 “우리 대학에 무엇이 있는가”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우리 권역에서 학생이 무엇을 쓸 수 있는가”가 중요해진다.

확인할 것은 네 가지다.

  1. 학교가 속한 권역의 공유대학 구조가 무엇인지
  2. 학생이 실제로 타 대학 강의, 장비, 실습실, 프로젝트에 접근할 수 있는지
  3. 공동교육과정이 학점·인증·포트폴리오·취업 경로로 이어지는지
  4. 대학이 보여주는 특성화 분야가 지역기업의 직무 수요와 맞물리는지

특히 학생 입장에서는 학생 포트폴리오가 달라질 수 있다. 좋은 공유대학은 학생에게 “우리 학교 안에서 들은 수업 목록”이 아니라 “권역 안의 장비·기업·연구실·프로젝트를 활용해 만든 결과물”을 남긴다. 지역대학을 볼 때도 캠퍼스 시설 사진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열리는 공동 트랙과 현장 프로젝트, 인증 체계, 취업 연계 자료를 같이 확인해야 한다.

대학컨설팅 관점에서 보는 전략

필자의 대학컨설팅 관점에서 5극3특 공유대학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거점대가 허브인지 독점자인지 구분해야 한다. 거점대가 권역 전체의 자원을 조정하고 개방하는 허브가 되면 공유대학은 의미가 있다. 반대로 거점대가 예산과 명분을 가져가고 다른 대학은 형식적 참여기관에 머무르면 지역 전체의 체감은 약해진다. 주관대학의 리더십은 “많이 받는 능력”이 아니라 “같이 쓰게 만드는 능력”으로 평가돼야 한다.

둘째, 전문대와 중소 사립대의 역할을 장식으로 두면 안 된다. 지역산업의 많은 직무는 전문대의 실습교육, 평생·직업교육, 현장실습, 재직자 교육과 맞닿아 있다. 보도에서도 전문대는 평생·직업교육 거점으로 지역 폴리텍 등과 장비·교원 자원을 공동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방향이 언급됐다.1 공유대학이 진짜 작동하려면 전문대는 “참여 명단”이 아니라 직무교육과 현장 실행의 핵심 노드가 되어야 한다.

셋째, 성과환류 체계를 처음부터 설계해야 한다. 7월 3주 1차 계획서, 8월 최종 계획, 9월 본격 가동이라는 일정은 빠르다.1 빠른 일정일수록 문서상 협력은 쉽게 만들어진다. 그러나 실제 성과는 1년 뒤에 학생이 이동했는지, 기업 과제가 열렸는지, 공동 장비가 쓰였는지, 학점과 인증이 인정됐는지, 졸업 후 지역정주 경로가 넓어졌는지에서 드러난다.

그래서 각 권역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거창한 비전 문구보다 운영의 작은 약속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느 강좌를 언제 열고, 누구에게 개방하며, 어떤 LMS와 학점 기준을 쓰고, 장비 예약은 누가 승인하며, 기업 프로젝트의 지식재산권은 어떻게 나누고, 학생 결과물은 어디에 기록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5극3특 공유대학은 “초광역”이라는 큰 단어를 쓰면서도 현장에서는 예전 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이 질문에 답하기 시작하면 변화는 작지만 분명하다. 학생은 소속 대학의 한계를 넘어 권역의 자원을 쓸 수 있고, 기업은 여러 대학의 역량을 묶어 문제를 풀 수 있으며, 대학은 학과 단위 홍보를 넘어 권역 단위 교육·연구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5극3특 공유대학의 성패는 결국 1,200억 원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가 학생의 이동과 지역산업의 문제 해결로 번역되는 실행 구조에 달려 있다.

확인한 출처

  1. 한국대학신문, 「[앵커 개편 뭐가 달라지나①] “거점대 자원 지역 전체로”… 5극3특 공유대학 닻 올린다」, 2026.07.06.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94363  2 3 4 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