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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5 메모: 기술, 리더십, 생산성의 그림자

세션5 메모: 기술, 리더십, 생산성의 그림자

세션5 발표 표지 콜라주

세션5는 앞선 세션들보다 조금 더 “사람”에 가까운 세션이었다. 정보기술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공공조직에서 리더십 연구가 어떻게 축적되어 왔는지, 그리고 포용적 리더십이 왜 중요해졌는지를 다뤘다.

세 발표의 주제는 다르다.

발표 핵심 주제
발표1 정보기술 도입과 전일제·연중 근로자의 빈곤
발표2 최근 25년간 경영학·행정학 분야 공공리더십 연구동향
발표3 포용적 리더십 연구동향 분석

하지만 묶어보면 공통 질문은 꽤 선명하다.

기술과 리더십은 생산성을 높인다고 말하지만, 그 효과는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돌아가는가?

정보기술은 생산성을 높인다. 리더십은 조직성과를 높인다. 포용적 리더십은 구성원의 참여와 혁신을 촉진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런데 세션5의 발표들은 그 낙관론 뒤에 있는 조건을 보여준다.

생산성은 기술이나 리더십의 존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노동의 질, 제도 설계, 심리적 안전망이 함께 있어야 성과가 사람에게 남는다.

1. 정보기술은 전일제 근로자도 가난하게 만들 수 있다

첫 번째 발표는 「Information Technology Adoption and Working Poverty among Full-Time, Year-Round Workers」다. 한국어로 풀면 정보기술 도입과 전일제·연중 근로자의 근로빈곤 정도가 된다.

저자는 Younjun Kim과 Eric Thompson이다. 연구는 미국 지역 노동시장을 대상으로 정보기술 도입이 전일제로 꾸준히 일하는 사람들의 빈곤 위험을 높였는지를 분석한다.

연구 질문

일반적으로 기술 도입은 생산성을 높인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연구의 질문은 조금 다르다.

정보기술 도입은 전일제·연중 근로자의 빈곤 위험을 높였는가?

여기서 전일제·연중 근로자는 주당 35시간 이상, 연 50주 이상 일하는 사람을 뜻한다. 즉 “일을 안 해서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계속 일하는데도 가난한 사람을 보는 연구다.

이론적 배경

핵심 이론은 routine-biased technological change, 즉 루틴 편향적 기술변화다.

정보기술은 절차화하기 쉬운 루틴 업무를 대체한다. 그래서 중간임금대 루틴 일자리는 줄고, 고임금 비루틴 인지직과 저임금 비루틴 육체노동이 늘어난다. 여기까지는 노동시장 양극화 연구에서 익숙한 이야기다.

이 연구의 흥미로운 점은 한 단계 더 들어간다는 데 있다.

정보기술은 저임금 비루틴 육체노동을 늘리되, 그 증가분을 주로 파트타임·임시직 형태로 만든다.

파트타임·임시직이 늘어나면 같은 저임금 서비스 직무를 수행하는 전일제 근로자의 임금에도 하방압력이 생긴다. 그 결과 전일제로 꾸준히 일하는 사람도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데이터와 방법

분석은 미국 722개 commuting zone, 즉 지역 노동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항목 내용
데이터 1980 Census, 2015–2019 ACS
분석기간 1980–2017년으로 해석
분석단위 미국 722개 commuting zones
핵심 변수 1980년 지역 내 루틴 직무 고용비중
종속변수 전일제·연중 근로자 빈곤율 변화, 직무군별 고용·임금 변화
방법 2SLS, 일부 3SLS
도구변수 1950년 산업구성 기반 루틴 직무 예측치

연구는 1980년에 루틴 직무가 많았던 지역이 이후 컴퓨터와 브로드밴드 도입에 더 크게 노출되었다고 본다. 실제로 루틴 직무 비중은 2017년 컴퓨터 도입과 브로드밴드 도입을 유의하게 예측한다.

핵심 결과

첫째, 1980년에 루틴 직무가 많았던 지역일수록 이후 정보기술 도입이 많았다. 이는 “루틴 직무가 많았던 지역 = 정보기술 도입 충격에 더 크게 노출된 지역”이라는 해석의 근거가 된다.

둘째, 정보기술 도입은 전일제·연중 근로자의 빈곤율 증가와 양의 관련이 있다. 특히 전체 효과는 비루틴 육체노동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대상 결과
전체 전일제·연중 근로자 빈곤율 증가
비루틴 육체노동 전일제·연중 근로자 빈곤율 증가 효과가 가장 큼
파트타임·임시직 전체 빈곤율 변화와 음의 관련

셋째, 정보기술 도입은 루틴 고용을 줄이고 비루틴 고용을 늘렸다. 특히 비루틴 육체노동은 전일제보다 파트타임·임시직 증가폭이 더 컸다.

넷째, 전일제·연중 비루틴 육체노동자의 하위임금이 크게 하락했다. 발표 자료 기준으로 정보기술 노출이 큰 지역에서 비루틴 육체노동 전일제 근로자의 1분위 임금 하락 효과가 두드러진다.

시사점

이 연구가 좋은 이유는 기술변화의 효과를 단순한 “일자리 감소”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보기술은 일자리를 단순히 없앤 것이 아니라,
저임금 노동시장을 파트타임·임시직 중심으로 재편했다.
그 결과 전일제로 꾸준히 일하는 사람도 가난해질 수 있다.

기술 도입의 생산성 이익이 모두에게 자동으로 분배되는 것은 아니다. 일자리의 수보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의 질이다. 고용 자체를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저임금 서비스 부문의 임금 하방압력, 비정규·임시직 확산, 숙련 이동의 경로까지 함께 봐야 한다.


2. 공공리더십 연구는 성과보다 작동 메커니즘으로 이동하고 있다

두 번째 발표는 「최근 25년간 경영학분야 및 행정학분야 공공리더십 연구동향」이다. 발표자는 건국대학교 윤동열, 김정연, 이윤경 연구진이다.

이 발표는 2000년부터 2025년까지 공공리더십 연구가 어떻게 축적되어 왔는지를 경영학과 행정학 분야로 나누어 비교한다.

연구 질문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경영학과 행정학 분야에서 공공리더십 연구는 어떤 학술지와 시기에 축적되어 왔는가?
  2. 어떤 리더십 유형이 많이 연구되었는가?
  3. 리더십은 독립변수, 매개변수, 조절변수, 종속변수 중 어떤 역할로 쓰였는가?
  4. 공공리더십은 어떤 변수와 결합되어 연구되었는가?
  5. 향후 어떤 연구가 필요한가?

분석 대상과 방법

분석 대상은 2000–2025년 공공리더십 관련 실증연구 254편이다.

분야 논문 수
경영학·인사관리 분야 62편
행정학 분야 192편
합계 254편

연구별로 리더십 유형, 변수 역할, 분석수준, 주요 이론, 매개·조절·결과변수, 연구 맥락을 분류했다.

경영학 분야 동향

경영학 분야에서는 진성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이 많이 다뤄졌다.

리더십 유형 빈도
진성리더십 14편
변혁적 리더십 13편
윤리적 리더십 5편
임파워링 리더십 4편
서번트 리더십 3편
포용적 리더십 2편

시기별로 보면 2020년 이후 연구가 크게 증가했다. 경영학 분야에서는 리더십을 주로 독립변수로 놓고, 구성원의 태도·행동·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자주 등장하는 결과변수는 혁신행동, 직무만족, 조직시민행동, 직무성과, 이직의도, 직무열의, 발언행동, 조직몰입 등이다. 매개변수로는 심리적 임파워먼트, 조직지원인식, 직무의미, 공정성, 자기효능감, 상사신뢰 등이 많이 쓰였다.

즉 경영학 분야의 공공리더십 연구는 대체로 다음 경로를 본다.

리더십 → 구성원의 심리상태 → 태도·행동·성과

행정학 분야 동향

행정학 분야에서는 변혁적 리더십과 거래적 리더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리더십 유형 빈도
변혁적 리더십 64편
거래적 리더십 31편
윤리적 리더십 18편
서번트 리더십 11편
진성리더십 7편
임파워링 리더십 6편
디지털 리더십 2편

행정학에서도 리더십은 주로 독립변수로 쓰이지만, 경영학보다 조절변수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 공공조직의 맥락적 조건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뜻이다.

주요 변수는 조직몰입, 조직시민행동, 직무만족, 공공봉사동기, 공직가치, 조직신뢰, 조직공정성, 직무스트레스 등이다.

중요한 발견: 이론 부재

발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이론 부재 비율이다.

분야 이론 부재 비율
경영학 분야 약 50.9%
행정학 분야 약 71.5%

공공리더십 연구는 많이 늘었지만, 상당수 연구가 명시적 이론 없이 변수 간 관계를 검증하는 데 머무른다는 뜻이다.

시사점

이 발표의 핵심은 공공리더십 연구가 단순히 “좋은 리더가 성과를 낸다”는 명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리더십 연구는 이제 리더십의 직접효과보다,
공공가치·조직문화·구성원의 심리와 정서가 얽힌 작동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공공조직은 민간기업과 다르다. 정치적 환경, 절차공정성, 공공봉사동기, 제도적 제약, 관료제적 통제, 시민 요구가 함께 작동한다. 따라서 공공리더십은 민간조직의 리더십 이론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3. 포용적 리더십의 핵심은 심리적 안전감이다

세 번째 발표는 「포용적 리더십에 관한 연구동향 분석」이다. 발표자는 건국대학교 송영아, 윤동열 연구진이다.

포용적 리더십은 최근 조직행동과 리더십 연구에서 빠르게 주목받는 주제다. 핵심은 리더가 구성원의 차이를 인정하고, 발언과 참여를 촉진하며,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연구 질문

이 발표는 국내외 포용적 리더십 실증연구를 종합해 다음을 본다.

  1. 포용적 리더십 연구는 언제부터 얼마나 축적되어 왔는가?
  2. 어떤 연구대상과 이론이 많이 사용되었는가?
  3. 포용적 리더십은 어떤 결과변수, 매개변수, 조절변수와 연결되는가?
  4. 향후 연구는 어디로 확장되어야 하는가?

분석 대상과 방법

분석은 PRISMA 지침에 따라 수행되었다. 검색어는 “포용적 리더십”과 “inclusive leadership”이다.

항목 내용
분석기간 2013년–2025년 7월 16일
분석대상 양적 연구 46편
국내 20편
국외 26편
국내 DB RISS, KCI
국외 DB Web of Science

연구는 2022년에 11편으로 크게 증가했고,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연구가 계속 축적되고 있다.

연구대상과 이론

연구대상은 보건·의료 분야가 많다. 전체 46편 중 17편, 약 37%가 보건·의료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했다. 특히 국외 연구에서는 간호사 대상 연구가 많았다.

포용적 리더십 연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이론은 사회교환이론이다.

이론 빈도
사회교환이론 18건
직무요구-자원이론 5건
사회정보처리이론 5건
자기결정이론 4건
적정독특성이론 4건
정서적 사건이론 4건

포용적 리더십은 리더가 존중, 인정, 참여기회 같은 사회적 자원을 제공하고, 구성원이 긍정적 태도와 행동으로 보답한다는 방식으로 설명된다.

변수 활용 구조

포용적 리더십은 대부분 독립변수로 사용되었다.

변수 역할 편수 비중
독립변수 42편 91.3%
매개변수 3편 6.5%
조절변수 1편 2.2%

결과변수는 세 방향으로 나뉜다.

방향 변수 예시
성과 직무성과, 창의성
능동적 행동 혁신행동, 잡 크래프팅, 발언행동, 조직시민행동, 오류보고
부정적 심리·행동 완화 소진, 이직의도, 프리젠티즘, 심리적 고통, 조직 냉소주의

매개변수로는 심리적 안전감, 심리적 임파워먼트, 심리적 소유감, 정서적 몰입, 긍정심리자본, 직무참여, 조직지원인식, 조직공정성, 조직신뢰 등이 등장한다.

핵심 경로

발표의 핵심은 이 경로로 정리할 수 있다.

포용적 리더십 → 심리적 안전감 → 발언·참여·혁신행동

포용적 리더십은 구성원이 위험을 감수하고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특히 의료조직처럼 위계가 높고 오류보고가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환경에서는 이 경로가 중요하다.

시사점

포용적 리더십은 “좋은 리더의 태도” 정도로 끝나는 개념이 아니다. 조직이 다양해지고, 업무가 복잡해지고, 하이브리드·비대면 환경이 늘어날수록 구성원이 말할 수 있는 환경은 생산성의 조건이 된다.

포용적 리더십의 핵심은 리더의 개방성과 수용성이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만들고,
그 안전감이 발언·참여·혁신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다만 연구는 아직 의료조직 중심, 긍정적 효과 중심, 횡단면 연구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공공기관, 플랫폼 조직, 다양한 산업, 종단연구, 메타분석 등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4. 세 발표를 관통하는 키워드: 생산성의 분배 조건

세션5의 세 발표는 기술과 리더십이 생산성을 만드는 방식에 대해 묻는다. 그런데 핵심은 “무엇이 생산성을 높이는가”가 아니라 “그 생산성은 누구에게 어떻게 남는가”에 가깝다.

발표 생산성의 원천처럼 보이는 것 실제로 봐야 할 조건
정보기술과 근로빈곤 정보기술 도입 일자리의 질, 파트타임·임시직 확산, 저임금 노동시장 압력
공공리더십 연구동향 좋은 리더십 공공가치, 조직문화, 심리·정서 메커니즘, 이론적 설명력
포용적 리더십 연구동향 개방적 리더십 심리적 안전감, 발언, 참여, 오류보고, 혁신행동

기술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임금 노동시장이 파편화되면, 생산성의 이익은 노동자에게 남지 않는다.

리더십은 성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심리적·제도적 경로로 성과가 만들어지는지 설명하지 못하면, “좋은 리더가 중요하다”는 상식적 결론에 머문다.

포용적 리더십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핵심은 단순한 친절함이 아니라 구성원이 말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다.


5. 생산성은 사람에게 남아야 한다

세션5를 듣고 남은 생각은 이것이다.

생산성은 숫자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그 생산성이 사람의 일, 임금, 안전감, 발언권으로 남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정보기술 도입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전일제로 일하는 사람마저 빈곤하게 만든다면, 그 효율은 누구의 생산성인가를 물어야 한다.

공공리더십은 조직성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공공조직의 가치와 제도적 맥락을 설명하지 못하면, 민간조직 이론의 반복에 그칠 수 있다.

포용적 리더십은 혁신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출발점은 구성원이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이다. 말하지 못하는 조직에서 혁신은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세션5는 생산성을 조금 다른 방향에서 보게 만든다.

좋은 기술은 좋은 일자리와 함께 가야 한다.
좋은 리더십은 좋은 제도와 함께 가야 한다.
좋은 조직은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안전감 위에서 만들어진다.

기술과 리더십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생산성의 마지막 질문은 언제나 사람에게 돌아와야 한다.